"침묵은 곧 공모" 타임지 기고된 에릭남 인종차별 분노글 번역

아시안 혐오 범죄 비판 글 타임지에 기고한 에릭남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계 혐오 사건들과 아시아계 6명 포함 8명이 사망한 애틀란타 총격사건은 큰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유명 스타들이 이에 항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띈 이는 19일 미국 타임지 사이트에 글을 기고한 에릭남입니다.

 

 

 

 

에릭남은 타임지에서 "만약 당신이 이번 애틀란타 아시안 증오 범죄에 놀랐다면 당신이 한 번도 듣지 않았던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할 때"라고 호소했습니다.

 

에릭남은 애틀란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 글에서 미국에서 아시안이 겪는 차별과 분노를 글로 풀어냈습니다.

학창시절 인종차별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도 털어놓으면서 호소력 깊은 글을 남겼습니다.

 

 

에릭남의 타임지 기고 글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검찰과 경찰이 이번 애틀란타 사건을 혐오범죄로 규정할 지 토론하는 동안 나를 포함한 수백만명의 아시아, 태평양계 사람들은 버림받은 기분을 느꼈다.

과거의 경험, 우리가 처한 현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함께 살아내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살인 사건은 내가 살던 동네에서 일어났다. 나는 충격과 슬픔, 좌절,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2개월 동안 아시안에 대한 공격이 급증하는 사이 우리 공동체가 보낸 도움 요청과 경고 신호는 마치 이웃이 아닌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듯 무시당한 느낌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아시아, 태평양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경험이기도 하다. 

백인 우월주의와 체제적 인종차별 위에 지어진 미국 문화의 복잡한 역사는 단일조직이라 볼 수 없는 커뮤니티 덕에 더욱더 복잡한 양상을 띈다.

모범적 소수인종의 신화의 대상이자 영원한 이방인으로서 아시안들은 문화와 정치에 초대는 받았지만 온전히 통합되지는 않았다.

혹은 그냥 '괜찮다'며 무시되어 왔다.

 

 

우리는 배제받고 억류되고 비방 당하고 무력화 당하고 대상화 당했으며 살해당했다.

 

나는 한동안 우리가 처한 이 불편한 상황이 자업자득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미국인처럼 보이고 싶어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받아들여지고 어울리고 싶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머리카락은 달랐고 우리집은 영어를 쓰지 못했고 우리가 대다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라 생각했다.

 

우리의 이름이 발음하기 더 쉬웠다면, 우리가 우리 부모의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간식을 학교로 가져가지 않았다면 되는 일이었다.

한국간식을 학교에 가져가지 않았다면 선생님이 먹어보고는 역겹다며 비웃고있는 친구들 앞에 던져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린 나이에 인종차별을 내면화한 것은 나의 정상적 사고를 뒤틀리게 했다.

10대 시절 뺑소니 사고를 당했을 때 상대방이 차에서 내려 우리 창문을 주먹으로 치며 중국인 비하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엄마가 잘못했나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국인이다!

당신은 이런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은가?

AAPI로 성장하는 것은 그렇게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다.

 

 

보안관의 표현대로 누군가가 '나쁜 하루를 보냈다'거나 그의 행동의 이유를 '성중독'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백인 특권의 극치이며 한 인종의 성적 대상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일이다.

총기 난사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순진하고 그 자체로 인종차별이다.

왜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당신들의 성적 중독의 해소구와 희생자가 되어야 하나. 어떻게 감히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나.

 

이 모든 것이 비극적이고 잘못되었다.

하지만 늘 이래왔고 현재도 변한 것이 없다.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왜 아무말도 안했어?"라고 묻는다.

분명히 하자. 우리는 항상,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그 어느때보다도 당신들의 도움을 간청해왔다.

하지만 당신들은 듣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지금 침묵하는 것은 곧 공모이다.

모든 큰 변화는 작은데서 시작된다.

주위 아시안 사회에 힘을 실어주고 혐오 범죄의 정의와 처벌에 대해 다시 살펴봐주길 바란다.

한명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듯, 변화 또한 한명으로부터 비롯할 수 있다.

 

우리는 아프고 지쳤고 슬프고 분노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참고 견뎌야 한다.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아시안 인종차별 반대 #StopAsianHate 많은 스타들 참여 중

 

에릭남은 3월 20일 SNS에 "이번 주는 우리 중 많은 이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내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는 이것이 반향이 되어 울려퍼지고 우리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에릭남은 아시안을 향한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의 일환인 '#StopAsianHate' 해시태그도 덧붙였습니다.

 

현재 에릭남을 비롯해 많은 스타들이 아시안 혐오 범죄를 멈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박재범,  타이거JK와 씨엘, 에픽하이 타블로, 보이그룹 피원하모니 등도 소셜미디어에  '#StopAsianHate' 메시지를 공유하며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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